[일자리를 늘리자] 인사담당 임원·전문가 좌담. 조선일보. 2004.2.11.

윤순봉=최근 노사정(勞使政)이 맺은 협약은 유럽모델을 근간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노사정 협약을 토대로 경제 개혁에 성공했으나 독일이나 이탈리아 등은 실패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노사간 신뢰 부족이 가장 큰 실패 원인이며 이밖에 국민적 공감대나 정치권의 지지 부족 등을 꼽을 수 있다. 실효성 있는 협약을 만들려면 이러한 부분이 보완돼야 한다. 네덜란드 모델처럼 고용의 안정성과 유연성이 동시에 담보하는 플렉시큐러티(flexicurity)가 필수다.

윤순봉=고용 없는 성장이 우리나라뿐 아니라 만국 공통의 현상이다. 유럽은 10년째 일자리 때문에 고민하고 있고, 미국도 요즘 키워드는 일자리다. 우리 역시 작년부터는 성장을 해도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고 있다. 작년 GDP(국내총생산)가 2.9% 성장했지만 고용은 오히려 3만명이 줄었다. 또 산업구조가 첨단업종으로 재편되면서 취업 계수(실질 GDP 10억원당 취업자 수)가 80년대 평균 93.3명에서 최근에는 45명으로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고용이 늘려면 매년 우리 경제가 8% 이상 성장해야 하는데, 이게 가능하겠느냐? 결국 과거와는 다른 방식의 일자리 창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순봉=고용 창출을 위해서는 서비스 산업 양성도 중요한데, 우리는 흔히 말하는 의료나 법률·컨설팅은 별로 경쟁력 없다. 가장 유망한 것이 관광과 문화 산업이다. 우리의 관광 자원은 하드웨어적으로는 별로 내세울 게 없지만 영화 세트장 관광 같은 소프트웨어적 관광은 얼마든지 개발할 여지가 있다. 게임 같은 각종 디지털 콘텐츠 산업이나 영화·엔터테인먼트 산업에도 강점이 있다. 또 한국은 세계의 ‘아키하바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인들의 첨단제품에 대한 선호가 매우 높기 때문에, 일본의 전자제품이 도쿄 아키하바라 전자상가를 통해 소개되듯, 세계적인 첨단 제품이 한국 시장을 통해 소개될 수 있는 토양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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