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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컨센서스 4차 콜로키엄]

  • 주제: 인지혁명(cognitive revolution), 인간의 마음과 인공물의 공-진화(co-evolution),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
  • 발제: 이정모 교수
  • 일시: 2006년 11월 27일 (월) 오후 5시
  • 장소: EAI 회의실
  • 참석자: 김병국, 손동현, 윤순봉, 이정우
  • 자료정리: 송문희(EAI)

콜로키엄 정리자료_text 15p


[요약] 마음, 뇌, 컴퓨터, 문화의 연결: 인지과학, 융합과학, 인공물, 문화의 수렴

주요 주제 1

(1) 인지혁명(cognitive revolution)과 NBIC수렴(융합)과학기술

20세기 후반 인지적 패러다임의 형성을 통한 인지혁명으로 과학적 패러다임의 전환(paradigm shift)이 일어났다. ‘마음-뇌-환경’의 통합적 총체의 역동성을 살펴보고자 하는 시스템적 접근으로 인해 고립된 인공물이 아닌, 인간의 심적, 신체적 확장이며 인간 마음의 일부로서의 ‘인공물’의 개념이 등장하게 되었다. 향후 20-30년 미래과학기술의 틀은 NBIC(nanotechnology, biotechnology, information technology & cognitive science) 수렴과학기술(converging technologies)이 될 것이다. NBIC 수렴(융합)과학기술은 ‘human performance’를 증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2) 인간의 마음과 인공물의 공-진화(co-evolution)

동물과 차별화된 인간의 진화는 ‘자연적 뇌, 마음, 신체의 진화’와 ‘인공물(언어포함)의 사용에 의한 뇌, 마음, 신체의 진화’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인간의 뇌, 마음(지능), 신체의 진화와 인공물의 진화 과정은 계속된 상호작용에 의한 공진화(spiral co-evolution)를 특징으로 한다. 인간의 마음의 진화란 인간 마음의 생각을 외현화하여 인공물에 구현하고, 인공물을 활용하는 활동을 통하여 다시 그 도구의 어떤 특성이 마음속으로 내재화되고, 그 결과로 그 인공물에 대한 개념이 변화하고, 이것이 다시 외현화되어 인공물을 변화시키고, 이것이 다시 마음으로 피드백되는 마음과 인공물을 오가는 끊임없는 되돌이 고리(eternal loops)에 의한 것이다. 현재 인간의 생물학적 신체적 진화는 이미 거의 정지되고 인공물과의 공진화만 진행되고 있다.

주요 주제 2

(1) bounded rationality

‘인간의 판단, 추리, 의사결정(이성)의 비논리성’, ‘실용적 합리성’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지배적인 사고방식이었던 데카르트적 인식론에서는 인간의 사고와 이성은 합리적이지만 감정, 무의식 등은 비합리적인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인지과학은 ‘rational agent로서의 인간’의 개념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이에 의하면 인지오류, 인지착각으로 불려진 것이 당연한 현상일 수 있다. 왜냐하면 인간의 인지능력은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의 CPU 속도와 RAM 메모리 크기에 제약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뇌도 RAM 메모리 용량이 한정된 제약을 갖고 있다. 인지과학의 연구 결과 인간 사고와 이성은 ‘합리적인’ 특징뿐만 아니라 ‘탈합리적’ 특징도 함께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의 제약조건하에서 인간의 사고는 ‘이분법적 사고’와 ‘지나친 일반화’, ‘논리법칙을 잘 지키지 않고 내용(지식)에 좌우되는 경향성’ 등을 갖게 된다.

(2) dual process 가설 + 진화심리학적 설명

인간의 이성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실용적 목적에서 발전되고 진화된 특성을 지닌다. ‘bounded rationality’라는 제약조건 하에서 완벽한 계산보다는, 미숙하지만 빠른 효율적 적응을 하는 이성이 1차적으로 작동하고 논리적, 추상적 이상은 2차적으로 작동한다. 따라서 ‘인간 이성’은 ‘감정’이 개입 안되어도 ‘비논리적’, ‘비합리적’ 특성을 보이게 된다.

dual process 가설(‘dual-process’ theories of reasoning and rationality)

  • 1차적 합리성: 개인적(personal) rationality, 실용적(practical) rationality, 암묵적 인지체계, 병렬처리, 자동적, 빠름, 목적 중심, 휴리스틱적, 비상징적체계
  • 2차적 합리성: 비개인적 합리성, 논리적 합리성, 명시적 인지체계, 계열적 처리, 비 자동적, 의식적, 느림, 알고리즘적, 상징적

진화심리학: 인간의 ‘마음’은 오랜 동안 우리 조상들에게 끊임없이 부과됐던 적응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자연적 선택(natural selection)에 의해 설계된 ‘computational system’이다. 현대의 인간이 보이는 심적(인지적) 특성은 원시 수렵채집 시대에 인류의 선조들이 적응 목적으로 발달시킨 인지양식이다. 즉, 인간의 마음은 지금 현재의 환경에 적응하도록 발달된 것이 아니라, 인류 진화역사의 대부분을 보낸 수렵채집 시대의 환경에 적응하도록 발달된 시스템인 것이다. 따라서, 현대의 인간이 선택과 결정의 상황에서 데카르트 식의 규준적 원리에 의한 합리적 선택을 하기보다는 수렵채집 시에 우세하였던 반응 양식을 보일 수 있다.

<키워드>

information processing system, 인지혁명(cognitive revolution), NBIC수렴(융합)과학기술 (converging technologies), ‘human performance’, 인간의 마음과 인공물의 공-진화(co-evolution), 되돌이 고리(eternal loops), brain + body + environment 틀, 제한적 합리성(bounded rationality), ‘dual-process’ theories of reasoning and rationality, 진화심리학


[발제] 마음, 뇌, 컴퓨터, 문화의 연결: 인지과학, 융합과학, 인공물, 문화의 수렴 (이정모 교수)

발제자료_ppt 180p


key concepts

information processing system, 융합과학기술(converging technologies), 인간/마음과 인공물의 공진화, brain + body + environment 틀의 시사, bounded rationality, 사회-인지적 지식의 탐구와 적용의 중요성

논의의 주요 주제 1

(1) 인지혁명(cognitive revolution)

20세기 후반 인지적 패러다임의 형성을 통한 인지혁명으로 과학적 패러다임의 전환(paradigm shift)이 일어났다. 즉, 종래의 인간관, 물질관, 기계관, 학문관, 과학기술관에 대폭 수정을 가하게 하는 새로운 관점이 형성된 것이다. 컴퓨터와 뇌와 마음을 연결하는 인지과학은 거시적 세계관을 도입함으로써 물리학 중심의 미시적(bottom-up) 세계관을 양방향 결정론적(bottom-up & top-down) 세계관으로 대체하였다. 현재 정보처리 기능의 컴퓨터, 인공지능 연구, 정보와 지식 중심의 디지털 사회, 인간지능과 컴퓨터의 연결, IT 등은 인지과학이 없었더라면 기초 이론적 개념과 틀이 형성되지 못하였을 것이다. 인지과학은 두뇌, 마음, 이 둘에 대한 모형이며 인공물의 정수인 컴퓨터, 그리고 지(知)의 확장의 부분들이요 대상인 환경내의 기타 인공물(artifacts) 이 넷 사이의 정보적, 인지적 역동관계를 다루는 학문이다. 인지과학은 ‘인간의 마음’을 정보를 해석하고 조직하며 결정하고 스스로를 점검하는 역동적인 ‘information processing system’으로 본다.

(2) NBIC수렴(융합)과학기술

향후 20-30년 미래과학기술의 틀은 NBIC(nanotechnology, biotechnology, information technology & cognitive science)의 수렴과학기술(converging technologies)이 될 것이다. NBIC수렴(융합)과학기술은 ‘human performance”를 증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래 과학기술의 방향은 NBIC 4개 측면의 수렴, 융합, 협동이 시초 개념화 단계부터 밀접히 연계되어 연구, 개발되어야 한계에 부딪히지 않고, 창의적이며 파급효과가 크고 경쟁력 있는 연구물이 획득될 것이다. 이를 위해 미래과학기술은 ‘fragmented’, ‘disconnected’, ‘demarcated’, ‘solo-playing’이 아닌 ‘convergent’(수렴적),’ interdisciplinary ‘(학제적),’ holistic’ (전체적), 그리고 통합적 목표(’integrated goals’)를 공유하며 인간과 사회의 요소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미국 NSF가 제시한 NBIC수렴(융합)과학기술 틀>2016-12-28-140954

<이정모 교수의 새로운 틀>2016-12-28-141021

4 key principles of NBIC

  1. material unity at the nano-scale: 모든 과학에 기본이 되는 물질의 조합 단위들은 나노 수준에서 비롯된다. 이것은 뉴런, 컴퓨터, 인간신진대사-교통시스템과 같은 복합체계를 이해하고 제어 가능하게 한다.
  2. NBIC transforming tools: nano, bio, info, cognitive-based 기술간의 수렴으로 인해 이전에는 연결이 안되었던 분야 사이의 interfaces에서 혁신적 진보가 이루어지고 있다.
  3. hierarchical systems: NBIC 영역의 연구와 함께 시스템 approach, 수학, computation 등의 연구 분야와 연결됨으로 인하여 처음으로 자연계와 인지(뇌-마음)를, 복잡계(complex systems)와 위계체계(hierarchical systems))의 연속선상에서 이해하게 됨으로써 과학기술 발전에 maximum synergy 효과를 가져왔다.
  4. improvement of human performance: 지금이 인류 기술, 공학역사에서 독특한 시점(unique moment)이다. 이 시점에서 인간의 performance 향상의 전환점이 시작된 것이다. 인공물(컴퓨터, 로봇)의 support system을 바탕으로 인간의 신체, 뇌, 인지, 감정에 대한 더 깊은 이해와, 인간과 기계간의 직접적 상호작용의 본질에 대한 재개념화가 가능하게 되었다. 인간과 기계(인공물) agent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이러한 수렴이 이루어지는 핵심적 과학기술적 작업대이며, 자연 생명과 인간의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를 열어가는 인류의 미래의 enterprise가 인공지능, 로봇을 포함한 인공물(artifacts)의 연구이다. 인공물(artifacts) 연구의 목적은 ‘개인 및 집단의 performance 향상’에 있다.

21世紀 초에 벌어지고 있는 개념적 틀의 변화와 인공물: ‘마음= 뇌’의 개념이 변화되고 있다. ‘마음-뇌-환경’의 통합적 총체의 역동성을 살펴보고자 하는 시스템적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 인공물의 창조 및 사용자인 인간의 마음의 개념이 변화함으로써 고립된 인공물이 아닌 인간의 심적-신체적 확장이며 인간의 마음의 일부로서의 인공물의 개념이 등장하게 되었다. 이러한 개념적 틀의 재구성으로 인하여 인간 관련 학문 틀, 사회문화의 이해 틀, 인공물의 본질과 인간간의 관계의 새로운 이해틀,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대한 이해의 틀 등에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인데 이것은 과학, 기술, 인류에 2번째 renaissance가 도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소프트/하드) 인공물(artifacts)을 디자인하는데 있어 학제적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왜 사회-인지의 interface가 중요한가: 미래 과학기술은, 특히 융합과학기술은 성공적이라면 인간 개개인 자신과 communities, networks들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인공물 활용의 상호작용활동과 practices에 커다란 영향을 줄 것이다. 그러나 미래 과학기술이 미래 인간, 사회, 인공물의 셋 사이에서 일어나는 개인적, 사회적 인지적 측면에 대하여 적절한 과학적 정보나 설명을 주지 못한다면 미래과학기술은, 오용되거나 거부되는 등의 심각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고 미래 경제, 정치, 교육제도, 과학기술체제 등의 혼란이 심각해 질 수 있다. 인지과학은 인간의 마음의 본질, the texture of the mind, 작동방식, 잘못 작동되는 특성, 제어할 수 있는 목표들을 제시함으로써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 이해에 직접적으로 기여하여야 한다.

(3) 인간의 마음과 인공물의 공-진화(co-evolution)

마음의 진화: 인공물과의 공진화 마음은 우리 조상들이 직면했던 적응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자연적 선택(natural selection) 메커니즘에 의하여 발달시킨 계산기관들의 system (Steven Pinker, 1997)이다. 동물과 차별화된 인간의 진화는 ‘자연적 뇌, 마음, 신체의 진화’와 ‘인공물(언어포함)의 사용에 의한 뇌, 마음, 신체의 진화’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인간의 뇌, 마음(지능), 신체의 진화와 인공물의 진화 과정은 계속된 상호작용에 의한 공진화 (spiral co-evolution)를 특징으로 한다. 인간의 생물학적 신체적 진화는 이미 거의 정지되고 인공물과의 공진화만 진행되고 있다. 21세기의 인간의 마음은 인간과 인간간 상호작용의 자연적 현실공간과 하드웨어 인공물의 정수인 컴퓨터, 그리고 인공지능시스템, 로봇과의 인공적 현실공간과 기타 소프트, 하드 인공물(경제, 정치, 교육, 기술, 문화체계, 도구)의 인공적 현실공간과, 사이버 가상공간을 포함하는 혼합공간 속에서 인공물과 함께 급속한 공진화가 일어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인간은 언어와 공진화, 컴퓨터와 공진화, 사이버 세계와 공진화, 인공지능시스템, 로봇과 공진화, 사회 문화적 인공물과의 공진화를 계속하고 있다.

인간의 마음의 진화란 인간 마음의 생각을 외현화하여 인공물에 구현하고, 인공물을 활용하는 활동을 통하여 다시 그 도구의 어떤 특성이 마음속으로 내재화되고, 그 결과로 그 인공물에 대한 개념이 변화하고, 이것이 다시 외현화되어 인공물을 변화시키고, 이것이 다시 마음으로 피드백되는 마음과 인공물을 오가는 끊임없는 되돌이 고리(eternal loops)에 의한 것이다. 21 세기 지금 이 순간에도 이 되돌이 고리는 돌고 있다. 그리고 그 최근의 연결고리가 컴퓨터(인터넷), 인공지능시스템, 로봇이다. 따라서 인간들이 만들어낸 문명, 문화는 인간의 마음과 인공물 체계 간의 끊임없는 공진화의 산물이다.

(4) 융합과학기술, 인지과학, 인공물의 연결: 연구영역

Q1: 어떻게 인간 마음속의 생각인 가설적 구성개념(constructs)이 외현화 되어서 물리적 환경에 구현되어 artifacts(인공물, 도구)가 되는가? 그리고 이렇게 외현화된 도구들은 어떻게 인간의 마음에 다시 영향을 주게 되는가?

Q2: 인간이 만들어 낸 artifacts(언어를 포함한 soft artifacts와 computer, 로봇을 비롯한 hard artifacts)를 통하여 인간의 마음을 어떻게 연구할 수 있는 것인가?

Q3: 어떻게 하면 인공물(도구)이 인간의 인지, 행동특성에 가장 알맞고(best fit), 효율적으로 진화하는(adaptive & evolving) 인공물이 될 수 있는가?

(5) 마음, 인간-인공물 상호작용의 재개념화

마음 개념, 인공물과의 관계 재구성: ‘마음과 환경의 2분법적 분리성 전제’, ‘환경과 독립된 독자적 표상 전제’, ‘정적(static) 인지 중심’, ‘인공물, 특히 컴퓨터 체계와 인간에게 동일한 개념과 방법을 적용’한 전통적인 인지과학 접근 틀은 문제가 있다. 생명(life)의 본질은 끊임없는 자기조직화와 자가생산(autopoiesis)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마음’도 끊임없는 자기 재조직화의 진화적(evolving) 특성을 지닌다. 이 과정에서 마음(인지)과 인공물이 상호작용하는 특성을 반영하여야 한다. 공진화란 환경에 체화된(embodied) mind(cognition)를 지닌 인간이 도구라는 인공물을 통해 자신의 인지 활동을 확장해가며, 재구성해 가는 적응적 과정이다. 결국 인공물(artifacts)은 단순도구로서의 사용목적이 아니라 사용자(user)가 artifacts와 통합된 하나의 단위를 이뤄 마음이 인공물과 함께 의미(meaning)를 구성하는 적응적 활동(activities)의 구성성분이 된다.

마음과 인지에 대한 현재의 관점: ‘embodied mind (환경내 신체에 구현되는 마음)’, ‘situated mind (상황지워진 마음)’, ‘사회적으로 형성되고 제약되는 마음’, ‘extended mind (확장된 마음)’, ‘interactive activity로서의 마음’, ‘역동적 시간 상의 궤적으로서의 마음’, ‘역동적 모듈 시스템들의 집합체로서의 마음’, ‘정서가 포함된 인지 (hot cognition)’개념이 대두되고 있다.

(6) 미래: 인지 technologies, 인지생태학

미래 삶의 변화를 위한 인지과학 응용: 인간 사고의 ‘bounded rationality’의 이해를 통해 인지적 제약으로 인하여 비논리적, 비합리적으로 사고하는 잘못된 생각을 분석함으로써 사회 내적 갈등과 문제의 원인을 이해하고 문제 해결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미래에는 삶과 인식의 형태에 여러 가지 변혁이 있겠지만 복잡해지는 정보 환경에서 ‘정보의 제어’와 ‘효율적 적응’의 문제가 미래 사회에서 사람들이 직면할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같은 국가 내, 같은 사회 층 내, 같은 성 내에서의 ‘digital divide’가 생겨나고 이 분리된(divided) 두 그룹간의 격차가 커지고 뒤쳐진 집단의 부적응, 소외감이 급증함으로써 경제적 양극화에 못지 않는 커다란 사회적, 국가적 문제로 부각될 것이다. 이는 단지 개인 능력의 차이로만 돌릴 수 없는 사회정책적 문제가 될 것이다. 따라서 미래의 가장 절실한 당면과제는 ‘정보 통신망의 효율적인 조직화’를 통해 ‘물질적 well-being’ 보다는 ‘심적, 사회적 well-being’의 기초 원리와 삶의 환경을 재디자인하는 원리를 제공하는 것이 될 것이다.

새로운 형태의 진화: 테크놀로지 발전에 의한 인지, 신체 기능의 확장과 자연적 진화와 과학기술에 의한 인간의 진화 즉, 인공물 진화의 공진화 (co-evolution)를 통해 인간 종 자체에 새로운 차원의 진화가 일어나고 있다. 인지과학이 지향하는 미래 사회는 ‘artifacts 디자인’을 통하여 개개인이 행위적으로, 심리적(인지적)으로 끊임없이 최상의 ‘performance’를 내는 상태로 계속 진화하게 하는 협동적인 배움의(collaborative learning)공동체가 구현되는 사회이다.

논의의 주요 주제 2: ‘bounded rationality’

(1)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의 핵심개념

‘인간의 판단, 추리, 의사결정(이성)의 비논리성’, ‘실용적 합리성’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지배적인 사고방식이었던 데카르트적 인식론에서는 인간의 사고와 이성은 합리적이지만 감정, 무의식 등은 비합리적인 것으로 보았다. 인간의 사고는 논리적 규칙을 따르는 알고리즘적 특성을 갖는 반면, 사고의 오류가 생기는 이유는 감정, 동기, 피로 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Daniel Kahneman은 인간사고의 바탕에는 감정이 항상 기초되어 있다고 보았다. 그는 인간 사고에 ‘bounded rationality’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인지, 감정은 비논리적, 비합리적일 수 있으나 인간의 이성은 논리적 합리성을 지닌다는 상식적인 통념을 깼다. 즉, ‘rational agent로서의 인간’의 개념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이에 의하면 인지오류, 인지착각으로 불려진 것이 당연한 현상일 수 있다. 왜냐하면 인간의 인지능력은 ‘bounded rationality’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의 제약조건하에서 인간의 사고는 ‘이분법적 사고’와 ‘지나친 일반화’, ‘논리법칙을 잘 지키지 않고 내용(지식)에 좌우되는 경향성’을 갖게 된다. 실용적 합리성의 방법론은 다음과 같다.

  1. ignorance-based decision making: 아는 것만 확인하여 정보처리 함으로써 지식의 결여를 최대한 이점으로 활용한다.
  2. one-reason decision making: 신속성을 추구하여 하나의 정보만 사용하여 결정을 내린다.
  3. elimination heuristics: 여러 가능성이 있을 때에 범주를 하나씩 제거하며 결정한다.
  4. satisfying: 대안들 탐색에 시간이 걸릴 때 경제성을 추구하여 각 대안에 대한 정보와 단서의 탐색을 제한하고 대안 탐색 수도 제한한다.
(2) 인간 사고에 왜 오류가 생기는가?

컴퓨터의 CPU 속도와 RAM 메모리 크기에 제약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 뇌도 RAM 메모리 크기의 한정이라는 제약을 갖고 있다. ‘기억의 한계’, ‘주의의 한계’, ‘지식의 한계’, ‘이해력의 한계’, ‘태도적 한계’, ‘동기적 한계’ 등의 내적 한계와 ‘자료 탐색 및 결정과정에서의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라는 외적 한계 하에서 인간의 뇌는 최소의 노력을 들여 빠른 시간 내에 적정한(satisfying) 결과를 추구하는 ‘인지적 경제성’(cognitive economy)을 선택하게 된다. 인지과학의 연구 결과 인간 사고와 이성은 ‘합리적인’ 특징뿐만 아니라 ‘탈합리적’ 특징도 함께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탈합리적’ 특징의 예는 ‘기존지식의 과다 적용’, ‘특정 자료에의 부적절한 선호’, ‘확인 편향(confirmation bias)’, ‘heuristics적 사고’ 등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편견(bias)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러한 현상은 선택과 결정에 있어서의 인간 이성의 비합리성을 입증한 것인가?

인간의 이성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실용적 목적에서 발전되고 진화된 특성을 지닌다. ‘bounded rationality’라는 제약조건 하에서 완벽한 계산보다는, 미숙하지만 빠른 효율적 적응을 하는 이성이 1차적으로 작동하고 논리적, 추상적 이상은 2차적으로 작동한다. 따라서 ‘인간 이성’은 ‘감정’이 개입 안되어도 ‘비논리적’, ‘비합리적’ 특성을 보이게 된다. 이것은 진화적으로 볼 때 대부분의 판단과 이성적 의사결정이 ‘정서적 평가’에 의존함을 의미한다. 과거 신고전파 경제학은 인간이 합리적 선호(preference)를 지니고 효용성을 최적화하는 존재로 보았으나, 그 ‘preference’의 본질과 발생 메커니즘은 다루지 못했다. 인지과학은 어떤 유형의’ preference’가 작용하는가를 보이고 진화심리학은 그 ‘preference’가 어떻게 발생하는 가에 대한 설명 틀을 제시한다.

dual process 가설(‘dual-process’ theories of reasoning and rationality)

  • 1차적 합리성: 개인적(personal) rationality, 실용적(practical) rationality, 암묵적 인지체계, 병렬처리, 자동적, 빠름, 목적 중심, 휴리스틱적, 비상징적체계
  • 2차적 합리성: 비개인적 합리성, 논리적 합리성, 명시적 인지체계, 계열적 처리, 비 자동적, 의식적, 느림, 알고리즘적, 상징적

진화심리학적 설명 인간의 ‘마음’은, 오랜 동안 우리 조상들에게 끊임없이 부과됐던 적응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자연적 선택(natural selection)에 의해 설계된 ‘computational system’이다. 진화 초기 당시의 적응 문제란 짝의 선택, 언어 습득, 협동과 같은 특수한 적응 문제로서 이러한 적응 기능은 대부분 내용(영역) 특수적인 것이었다. 심적 기능은 신체구조와 마찬가지로 인류 전체에 보편적인 기능(universal computational mechanism)을 가진다. 현대의 인간이 보이는 심적(인지적) 특성은 원시 수렵채집 시대에 인류의 선조들이 적응 목적으로 발달시킨 인지양식이다. 즉, 인간의 마음은 지금 현재의 환경에 적응하도록 발달된 것이 아니라, 인류 진화역사의 대부분을 보낸 수렵채집 시대의 환경에 적응하도록 발달된 시스템인 것이다. 따라서, 현대의 인간이 선택과 결정의 상황에서 데카르트 식의 규준적 원리에 의한 합리적 선택을 하기보다는 수렵채집 시에 우세하였던 반응 양식을 보일 수 있다.


[토론]

1. 테크놀로지의 한계: ‘continuity’를 바탕으로 한 ‘history’의 부재

이정모: 융합과학기술의 발달과 인간과 인공물의 공진화를 통해 인간과 환경이 상호작용(interaction)함으로써 ‘체화된 마음’이라는 개념이 ‘body(몸)’와 ‘환경(environment)’과 떼어놓을 수 없는 개념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디지털 기술이 더 정교해져서 인간의 모든 것을 정보화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이로써 인간의 본질에 대한 실체규명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가? 아무리 NBIC(nanotechnology, biotechnology, information technology & cognitive science) 수렴과학기술(converging technologies)이 발달해도 ‘연속성’(continuity)을 바탕으로 한 ‘history’가 없다면 인간의 본질이나 인간 사고 영역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윤순봉: 삶의 역사(history)는 몸으로 직접 체험하는 연속성(continuity)을 가지고 있는 역동성(dynamics)을 특징으로 한다. 인간의 논리적 사유도 확장능력과 연속성(continuity)을 특징으로 한다. 아무리 디지털기술이 발전하더라도 discontinuity가 특징인 디지털기술로 인간의 의식, 경험, 체험이 녹아 든 인간의 ‘history’를 완벽하게 설명해 내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단절’(discontinuity)과 ‘비단절’ (continuity)의 차이가 바로 인간 지능이 컴퓨터와 구별되는 특징이기 때문이다. 기술적(記述的)인 뇌 상태(brain state)의 단순한 개별정보가 아닌 ‘삶의 역사’(history)라는 연장선상에서 현재 상황(situation)과의 만남을 시도하는 것이 바로 인지과학이다.

2. ‘인간사고의 합리성’의 방향은 어디를 향해 나아갈 것인가?

손동현: 인간이 합리적 사유를 보편적으로 할 수 있게 된 것을 진화의 최후단계로 볼 수 있다. 단순히 지난 300년 동안에만 논리적 사고가 한정되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이전에는 논리적, 합리적 사고가 별로 중요시되지 않았으나 근대에 들어오면서 논리적 사고가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적응방식이 되면서 점차 중요시된 것이다. 지금까지 다수 대중의 논리적 사고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물질세계를 담고 있는 ‘근대’라는 공간이 이런 사고를 수용하도록 강요했기 때문이다. 이제 인공물들이 생각을 하게 됨에 따라 사회 일반의 논리적 사고능력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앞으로 물질적 공간이라는 제약이 없는 가상현실이 자연적 현실의 공간에 많이 잠입해 들어올수록 논리적, 합리적 사유가 점점 덜 강요받게 될 것이다.

미래세상에서 컴퓨터의 파워와 능력이 인간의 그것을 넘어서게 된다면 논리적 사고는 지식인계층이라는 소수만의 몫으로 남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가상현실 밑에 숨겨져 있는 자연적, 현실적 맥락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가상세계가 강해지고 많아질수록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지식인그룹(인지적 영역에서 각성한 자)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다. 지성인들의 과제는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대중들이 “논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다.

인간이 생물학적 진화를 넘어서서 인공물(artifacts)과의 문화적 진화를 계속한다면 앞으로 ‘논리적 합리성’의 진행방향은 과연 어디를 향하게 될 것인가? 논리적 합리성인 2차적 합리성이 아닌 어림잡이식 발견법(heuristics)인 1차적 합리성으로 역행하게 될 것인가? 아니면 제3의 또다른 합리성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인가? 미래에도 여전히 logical thinking이 최상의 가치를 지닐 것인가?

3. NBIC 수렴(융합)틀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제는 무엇일까?

김병국: NBIC(nanotechnology, biotechnology, information technology & cognitive science) 수렴과학기술(converging technologies)이 미래를 여는 기술이 된다면 이들간의 수렴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제’는 무엇이 될 것인가? NBIC 기술이라는 4개의 핵심축을 통해 얻는 것은 ‘인간 개개인의 능력을 증진’시키는 것이 될 것이고 이것은 곧 ‘국가 사회의 능력이 증진’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새로운 산업이나 사상이 나오면 그것을 장악하는 사람이나 집단이 미래권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권력투쟁’의 관점에서 NBIC기술의 수렴을 가능하게 하는 권력기제를 분석해야 할 것이다. NBIC 기술의 수렴을 위해서는 이들간의 학제적(interdisciplinary) 연구가 필요하다. 이것을 어떻게 가능하게 만들 것인가? 개인의 수준을 벗어난 ‘집단지성’이 작동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제도 네트워크(institutional networks)를 만들기 위해서는 산학협동의 문제, 실리콘밸리의 성공 요인, 제도적 상보성(institutional complementarities) 문제 등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4. ‘인공물의 산출’을 만드는 ‘제도’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김병국: 인간의 생물적 능력과 컴퓨터능력 발달 간에 존재하는 격차(gap)를 나타내고 있는 그림은 진화의 방향을 제시한 것일 뿐, 그것을 누가 주도하고 장악할 수 있느냐의 문제에는 해답을 주지 못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뒷받침되어야 인간의 생물적 능력과 컴퓨터능력 발달 간에 존재하는 gap을 메우는 ‘인공물의 산출’이 가능하게 될 것인가? 아마도 그것은 “제도”(institution)가 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제도를 만드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첫째, 이런 변화를 시도하고 이끌어가야 할 사람들이 인식을 못하는 문제가 있고 둘째, 인식을 하더라도 실제 변화를 만들어내는 기반을 조성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5. 생존적이냐 환경적응적이냐?

윤순봉: 인간 인지의 판단기준은 더 이상 ‘합리적’이냐 ‘비합리적’이냐가 아닌 ‘생존적’이냐 ‘환경적응적’이냐의 문제가 될 것이다. 인류가 3백 만년간 진화해오는 동안 ‘논리’와 ‘합리’가 중시되었던 근대 3백 년을 제외한 이전 시기에는 종족보존적이고 생존적인 적응이 우선시되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훨씬 더 일반적이고 본질적인 상황으로 작용하면서 오히려 인류라는 종족을 보존시킨 것은 아닐까?

현재까지는 논리적 사고가 인간의 생존 수단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인가? 미래에는 디지털기술과 인지과학의 진전에 의한 착시와 착각현상을 이용한 ‘환상계’의 비중이 커질 것이다. 이러한 세상에서는 ‘논리’나 ‘합리’보다는 ‘상상’과 ‘직관’ 등에 대한 부가가치가 훨씬 높아질 것이다. 이것은 미래환경이 급변하면 할수록 더 이상 ‘논리’가 아닌 ‘창조’(creativity),‘ 직관’(intuition), ‘혁신’(innovation), ‘상상력’(imagination), ‘영감’(inspiration)등이 더욱 중요하고 필요해진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이들 단어가 비합리, 비논리와 같은 의미인 것은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현대과학기술의 4개의 핵심 축인 IT, BT, NT, 인지과학과 에너지 문제를 연계시킬 수 있는 거대지식(mega-knowledge)의 창출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거대지식’(mega-knowledge),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 ‘지식생태계’라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효율적인 방법은 무엇이 될 것인가? ‘top-down’ 방식은 비용효율적인(cost-effective) 장점이 있지만 아이디어가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와 반대되는 ‘bottom-up’ 방식은 아이디어 개발에는 유리하지만 비용(cost)이 비싼 단점이 있다. 큰 비전은 top에서 설정하지만 구체적인 것은 bottom에서 개발하는 ‘middle-up-down’ 방식을 택한 실리콘밸리는 위험부담(risk-taking)면에서 ‘idea’와 ‘cost’를 함께 잡은 유일한 방식으로 현재 성공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미국 워싱턴은 천여 개의 연구소를 가지고 있는데 이들은 자체의 먹이사슬을 지닌 거대한 지식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지금 미국을 지탱하고 있는 힘은 군사력이 아닌 바로 워싱턴의 ‘정책지식생태계’이다. 여기서 말하는 ‘생태계’의 개념은 ‘제도’나 ‘시스템’과 같은 의미는 아니다. 왜냐하면 ‘제도’나 ‘시스템’이라는 단어는 ‘self-organization’과 ‘fractal’이라는 개념이 빠진 정적인(static) 개념인데 반해 ‘생태계’는 동적이고 자생적인 개념을 뜻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이러한 지식생태계를 만드는 방법을 모색해야만 한다.

손동현: 정보기술은 ‘인공지능기술’을 의미하고 통신기술은 ‘감각확장기술’을 의미한다. 오늘날 정보기술과 통신기술의 융합은 ‘감각능력과 사유능력이 결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날 디지털 기술은 ‘감각지’(感覺智)를 논리적으로 수학화시키는 능력을 갖고 있다. 앞으로 달라지는 세상에서 미래를 주도하는 힘(power)을 장악하려면 ‘직관(intuition)’과 ‘디지털기술’ 이라는 두 영역을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어야만 할 것이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