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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컨센서스 19차 콜로키엄]

  • 주제: 2000년대 세계경제 및 금융의 흐름과 향후 5년
  • 발제자: 김경원 박사 (SERI)
  • 일시: 2007년 4월 17일 오후 5시
  • 참석자: 김병국, 손동현, 윤순봉, 이정우
  • 자료정리: 송문희(EAI)

콜로키엄 정리자료_text 12p


[요약] 2000년대 세계경제 및 금융의 흐름과 향후 5년

[발제] 2000년대 세계경제 및 금융의 흐름과 향후 5년 (김경원 박사)

[토론]


[요약] 2000년대 세계경제 및 금융의 흐름과 향후 5년

1. 신(新)경제의 실체는 무엇인가?

고전 경제학에서는 경기가 호황일 때 수요가 늘어나서 물가(物價)가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러나 90년대에는 중앙은행이 통화를 아무리 많이 발행해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 특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이처럼 90년대 이후 ‘고성장’과 ‘저물가’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현상에 대해 경제학자들은 “신(新)경제”라는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신(新)경제’의 원인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학자들은 그 답을 ‘IT와 정보통신의 급속한 발달’에서 구하면서 ‘신경제’라는 용어를 ‘디지털 경제’라는 말과 동일하게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과연 ‘신(新)경제’라는 것은 존재하는 것일까? 존재한다면 그 실체는 무엇인가? IT가 신경제를 초래한 주된 원인인가? 신(新)경제의 중요한 핵심은 ‘물가안정(物價安定)’이다. 그러나 90년대 물가안정에 있어 IT의 기여 비중은 전체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90년대 고성장 속에서도 물가안정을 가능하게 한 주된 원인은 바로 “made in China”에 있었다. 과거에 일부 화교 자본만을 받아들이던 중국이 90년대 초부터 외국 자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개방정책으로 선회한 이후 중국은 현재 미국을 제치고 전세계 FDI(외국인 직접투자)유입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저임금과 막대한 규모의 양질(良質)의 노동력을 바탕으로 중국은 90년대 말에 이르러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이러한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 덕분에 고도의 경제성장이 지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오르지 않고 안정되는, 소위 ‘신경제’라고 불리는 특이한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즉 신(新)경제의 주된 원인은 ‘IT’가 아닌, 바로 ‘중국의 급속한 성장’에 있었던 것이다.

2. 세계경제 침체와 미국 주도의 세계적인 경기부양책 시행

IT 버블의 붕괴에 따른 과잉설비와 주가폭락이 급격한 경기 침체를 유발하게 되면서 미국 경제는 2001년 3월부터 침체 국면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2001년의 9.11 테러도 소비 심리를 위축시켜 경기 침체를 심화시켰다. 일본에 이어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에서도 디플레이션 조짐이 보이는 등 2001년부터 전세계적으로 제2의 대공황(디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2003년의 이라크전쟁과 사스(SARS) 파동 등도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에 한 요인을 차지했다. 그 결과 2001년 이후 세계경제는 연평균 2.8% 성장에 머무는 침체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에 미국연방준비위원회와 새로 출범한 부시 행정부는 디플레이션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감세(減稅)와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등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실시했다. EU, 영국, 일본 등 세계 각국도 미국을 따라 잇따른 금리 인하를 단행하였다. 그러나 임금이 월등히 싼 중국이 세계 공장으로 부상하면서 세계의 인플레 압력을 빨아냄에 따라 (China, the Global Deflator) 통화 완화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물가는 안정되었다.

3. 감세와 저금리, IT 경기회복에 의한 가계 소비와 주택경기 호조가 미국 경기 회복을 견인

주택담보대출 및 home equity loan의 확대, 초저금리 정책에 힘입은 주택가격 상승과 소득세율 인하, 자녀부양 공제 등의 경기 부양책으로 인해 미국의 가계소득이 증대되었다. 2003년 이후 IT기기 대체수요가 급증하면서 회복세로 돌아서기 시작한 IT산업도 미국 경기회복을 가속화시켰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부동산 버블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었고 대규모 교체수요가 충족된 2005년 상반기부터 IT경기도 급격히 둔화되기 시작했다.

4. 미국의 수입수요가 세계경제 회복을 견인

미국의 소비 규모는 미국 GDP의 70% 이상, 세계 소비지출의 20%를 차지한다. 이러한 미국의 경기회복으로 미국의 수입수요가 증가하면서 2001년 세계경제 침체 이래 미국 소비가 세계 GDP 성장의 약 3분의 1을 견인해 냈다. 특히 동아시아 국가들은 대미(對美) 수출확대를 통해 디플레이션 위험에서 탈출하며 벌어들인 달러화를 외환보유고로 적립하기 시작했다. 2008년 북경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중국도 미국 경기회복에 힘입어 2002년부터 북경올림픽 개최에 대비한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건설투자를 본격화하는 등 고성장 기조를 가속화시켜 나갔다. 미국 경제의 회복과 중국 경제의 고공비행은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상승을 야기하여 자원수출국들 역시 경제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상당량의 투자자본들은 호전(好轉)되기 시작한 러시아, 브라질 및 인도로 들어가며 이들 경제를 더욱 호전시키며 BRICs란 용어를 탄생시켰다. 그러나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격 상승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생성하기 시작하고 있다.

5.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로 저금리시대 마감

‘원자재블랙홀’로 불리는 중국이 에너지와 광물자원 가격상승을 주도하면서 ‘Global Deflator’에서 ‘Global Inflator’로 역할이 변화되고 있다. 고(高)유가 등 에너지가격 상승으로 인해 미국과 유로지역의 소비자물가가 상승하는 등 인플레조짐이 가시화되고 있다. 영국, 호주 등은 저금리에 따른 부동산 버블 문제가 심각해지기 시작하자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에서 2003년부터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미국연방준비위원회도 2004년 6월 이후 12차례에 걸쳐 금리인상을 단행하였다.

6. 미국 집값의 상승은 지속

지난 2004년 이후 3년간 미국의 집값은 급속히 상승했다. 2003년~2006년까지 미국의 평균 집값 상승률은 9.7%에 달했다. 미국 집값 상승의 근본원인은 금융기관간의 과다한 경쟁으로 인한 모기지론의 확장에 있다. 즉 3년간 Teaser rate를 적용하는 등의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급증했던 것이다. 미국의 총 모기지론의 규모는 10조 달러로 추정된다.

7. 엔캐리 트레이드의 대두

2004년 중반까지 미국은 세계의 유동성 공장으로서 전세계 증시, 특히 신흥시장(Emerging Market)을 견인해 왔다. 그러나 2005년 이후에는 일본이 전세계 유동성 공장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해지펀드 등의 엔캐리 트레이드가 본격화되고 단카이 세대의 해외투자가 가세되면서 총규모 최고 8천억 달러로 추정되는 자금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떠돌고 있다.

8. 세계경제 리스크 향후

세계경제의 리스크 요인으로 高유가, 부동산버블 붕괴 (미국發), 쌍둥이적자 심화 (미국發), 중국發 쇼크 등이 있다.

高유가 세계경제의 불균형이 심화되는 가운데 高유가가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고유가로 인한 미국 금리상승은 소비침체를 야기하여 미국 경제둔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부동산 버블의 붕괴에 따른 ‘逆 富의 효과(negative wealth effect)’와 맞물리면서 한층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경제의 둔화는 중국 등의 교역국으로 전이됨으로써 세계경제의 양대 엔진인 미국과 중국경제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

부동산버블 붕괴 (미국發) 2001년 6월 이후 4년간 미국 주택가격은 53%나 상승했다. 이것은 주택가격에 상당한 버블이 형성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고유가로 장기금리상승이 불가피해 부동산버블이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 장기금리가 1% 포인트 상승할 경우 주택가격은 2% 이상 하락하게 되는데, 이러한 주택경기 침체는 미국 경기둔화를 촉발하게 될 것이다.

쌍둥이적자 심화 (미국發) 현재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GDP 대비 6% 수준을 넘어섰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의 멕시코나 태국의 수준과 유사한 것이다. 미국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됨에 따라 달러 자산에 대한 외국투자자의 선호가 약화되고 있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dollar recycling이 원활하게 작동되고 있지만 향후 경상수지적자가 급격히 조정되는 과정에서 달러급락이 수반될 가능성이 있다. 달러 급락은 미국내 금리 급등 및 부동산버블 파열 등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중국發 쇼크 중국경제는 2008년 북경 올림픽 이후 경기과열 후유증과 민주화 분출욕구에 따른 정치불안이 경제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게 되면서 큰 폭의 단기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중국경제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면 중국발(發) 쇼크로 인해 세계경제도 타격을 입게 될 확률이 높다. 원유 및 광물자원 수출국에도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고 러시아, 브라질은 물론 OPEC 국가들도 자원수요 감소와 가격하락으로 경제성장 둔화가 불가피해 질 것이다. 특히 중국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대만, 한국, 일본, 동남아 국가들은 심각한 경제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으로서 중국 자본의 향방이 국제금융 시장에 잠재적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9. 향후 5년 세계경제

향후 5년의 세계경제 시나리오를 구성해 보면 불균형 지속 속에 저성장(status quo scenario), 불균형 해소과정 속의 경기호조(success scenario), 불균형 와해로 동반 침체(doomsday scenario) 시나리오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불균형 지속 속에 저성장(status quo scenario) 원활한 dollar recycling을 통해 미국과 동아시아의 공생(共生)관계는 지속된다. 미국의 쌍둥이적자 폭이 확대됨으로써 세계경제 불균형이 심화된다. 금리상승으로 인해 미국 경기는 둔화된다. 2010년 이후 급격한 조정작업을 통해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진행된다.

불균형 해소과정 속의 경기호조(success scenario) 불균형해소를 위한 국제협력이 가시화되는 단계이다. 동아시아 통화대비 달러화의 약세가 진행된다. 미국의 재정적자 해소노력은 미국의 소비시장 역할의 약화를 초래한다. 미국과 동아시아 국가들 간의 공생관계는 점차 약화된다. 유럽과 일본의 경제가 부활하여 세계의 소비시장 역할이 증대된다.

불균형 와해로 동반 침체(doomsday scenario) 불균형 해소를 위한 국제협력이 실패한다는 다소 우울한 예측이다. 미국의 쌍둥이적자가 확대됨으로써 미국 경제에 대한 불신이 고조됨으로써 미국과 동아시아의 공생관계는 와해된다. 금리인상으로 미국 경제는 급격한 조정국면에 돌입하게 된다. 고유가와 달러화 자산 투매 등이 금리상승의 방아쇠(trigger)로 작용하는 등으로 악재(惡材)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 이러한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부동산버블 붕괴와 가계부채 악화 등으로 비롯된 미국의 불황으로 인해 세계경제도 동반침체를 겪게 된다.

<키워드>

‘고성장’과 ‘저물가’의 결합, 신(新)경제, 디지털 경제, 인플레이션, 저금리, Global Deflator, 원자재 블랙홀, IT 호황, 세계경제 리스크, 高유가, 부동산 버블(bubble) 붕괴, 쌍둥이적자 심화, 중국發 쇼크, 향후 5년 세계경제


[발제] 2000년대 세계경제 및 금융의 흐름과 향후 5년 (김경원 박사)

1. 신(新)경제의 실체는 무엇인가?

고전 경제학에서는 경기가 호황일 때 수요가 늘어나서 물가가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러나 90년대에는 중앙은행이 통화를 아무리 많이 발행해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 특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이처럼 90년대 이후 ‘고성장’과 ‘저물가’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현상에 대해 경제학자들은 “신(新)경제”라는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신(新)경제’의 원인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학자들은 그 답을 ‘IT와 정보 통신의 급속한 발달’에서 구하면서 ‘신경제’라는 용어를 ‘디지털 경제’라는 말과 동일하게 사용하기도 한다.

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디지털 혁명의 원인은 Y2K에 있었다. Y2K는 하드웨어의 기억용량을 줄이기 위해 연도의 마지막 두 자리만 사용한 컴퓨터의 프로그래밍 관행으로 인해 2000년에 발생했던 컴퓨터의 혼란을 말한다. 컴퓨터시스템의 오작동에 따라 생길 수 있는 사회 경제적 혼란을 미리 막기 위해 1999년에 새로운 컴퓨터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그 결과 1999년의 경우 IT 한 분야가 미국과 세계의 경제 호황을 불러 오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러나 2000년에 들어와 뉴 밀레니엄 열기가 식기 시작하자 미국과 세계경제에 존재했던 거품(bubble)이 붕괴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2003 년부터 99년에 구매한 컴퓨터를 교체하기 위한 수요의 증가로 인해 IT가 다시 살아나면서 미국 경제성장을 견인해냈다. 당시 한국 경제가 내수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2자리수로 증가하게 된 것도 IT 회생에 힘입은 바 크다.

그러나 과연 ‘신(新)경제’라는 것은 존재하는 것일까? IT가 신경제를 초래한 주된 원인인 것인가? 신(新)경제의 중요한 핵심은 ‘물가(物價)안정’이다. 그러나 90년대 물가안정에 있어 IT의 기여비중은 전체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90년대 고성장 속에서도 물가안정을 가능하게 한 주된 원인은 바로 “made in China”에 있었다. 과거 일부 화교 자본만을 받아들이던 중국이 90년대 초부터는 외국 자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개방정책으로 선회하였다. 이후 중국은 ‘외국자본의 블랙홀’이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막대한 양의 외국자본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2002년에 이르러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전세계 FDI(외국인 직접투자)유입에서 1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저임금과 막대한 규모의 양질(良質)의 노동력을 바탕으로 중국은 90년대 말에 이르러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이러한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 덕분에 고도의 경제성장이 지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오르지 않고 안정되는, 소위 ‘신경제’라고 불리는 특이한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그 원인은 ‘IT’가 아닌 ‘중국 생산품’에 있었다.

아래에서는 세계의 생산기지로서의 중국의 성장과 90년대 말의 IT호황, 그리고 각 국의 금리정책 등에 따른 세계경제 흐름의 모습은 어떠했는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2. 2001년 이후 세계경제

(1) 세계경제 침체와 미국 주도의 세계적인 경기부양책 시행

2001년 이후 세계경제는 연평균2.8% 성장에 머무는 침체국면에 접어들었다. 2001~2002년 버블 붕괴로 인한 경기 침체기(1.6% 성장)와 2003~2006년의 회복기(3.7 % 성장)로 구분해 보면 다음과 같다.

IT 버블의 붕괴에 따른 과잉설비와 주가폭락이 급격한 경기 침체를 유발하게 되면서 미국 경제는 2001년 3월부터 침체 국면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2001년의 9.11 테러도 소비 심리를 위축시켜 경기 침체를 심화시켰다. 일본에 이어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에서도 디플레이션 조짐이 보이는 등 2001년부터 전세계적으로 제2의 대공황(디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2003년의 이라크전쟁과 사스(SARS) 파동 등도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에 한 요인을 차지했다. 이에 미국연방준비위원회(이하 미연준이라 함)와 새로 출범한 부시 행정부는 디플레이션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실시했다. 미연준은 IT 버블 야기에 대한 책임을 면하고, 빠른 경기 회복을 촉발시키려는 목적에서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2001년 1월부터 정책금리를 13차례나 인하(‘01.1: 6.5%→’03.6: 1.0%)하여2003년 중반에는 1945년 이래 최저금리 수준을 달성했다. 이와 함께 부시 행정부는 공약으로 내세운 감세를 실천에 옮겨 3차에 걸친 감세정책을 실시했다. EU, 영국, 일본 등 세계 각국도 미국을 따라 잇따른 금리 인하를 단행하였다. 임금이 월등히 싼 중국이 세계 공장으로 부상하면서 세계의 인플레 압력을 빨아냄에 따라 (China, the Global Deflator) 통화 완화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물가는 안정되었다. 소비자 물가가 안정됨에 따라 미국 등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기조는 가속화되었다.

(2) 감세와 저금리, IT 경기회복에 의한 가계 소비와 주택 경기 호조가 미국 경기 회복을 견인

초(超)저금리 정책에 힘입은 주택가격 상승과 소득세율 인하, 자녀부양 공제 등의 경기 부양책으로 인해 가계 소득이 증가되었다. 주가 하락에 따른 가계 부(富)의 손실을 주택가격 상승이 상당부분 보전해 주었고 주택담보대출 및 home equity loan도 급증했다. 이 때 모기지 금리는 6.55%로 1940년 이래 최저수준이었다. 민간 소비증가(GDP 대비 가계소비 비중이 1990년 67% 에서 2004년 70.6%로 증가)와 주택 건설 투자가 성장률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미국의 주택가격과 월세비율이 사상 최고 수준인 25로 상승(역사적인 평균은20 미만)하여 버블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었다.

2003년 이후 IT산업도 완만한 회복세로 돌아서며 미국 경기회복을 가속화시켰다. 이것은 Y2K 문제에 대비하여 90년대 말 집중적으로 투자된 IT기기의 교체시기(IT장비의 경제적 수명주기는 4~5년)가 도래하여 대체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2004년에는 IT투자가 12% 증가하고 산업생산도 20% 이상 증가하였다. 그러나 대규모 교체수요가 충족된2005년 상반기부터 IT경기는 급격히 둔화되기 시작했다.

(3) 미국의 수입수요가 세계경제 회복을 견인

미국의 소비 규모는 미국 GDP의 70% 이상, 세계 소비지출의 20%를 차지한다. 이러한 미국의 경기회복으로 미국의 수입수요가 증가하면서 2001년 세계경제 침체 이래 미국 소비가세계 GDP 성장의 약 3분의 1을 견인해 냈다. 특히 동아시아 국가들은 대미(對美) 수출확대를 통해 디플레이션 위험에서 탈출하며 벌어들인 달러화를 외환보유고로 적립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미국의 세계 소비시장 역할 덕분에 동아시아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었다. 미국 경기회복에 힘입어 2008년 북경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중국은 2002년부터 북경올림픽 개최에 대비한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건설투자를 본격화하는 등 고성장 기조를 가속화시켜 나갈 수 있었다. 2001년 이래 중국 경제는 연평균 9.7%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경제의 회복과 중국 경제의 고공비행은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상승을 야기하여 자원수출국들 역시 경제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2003년 이후 OPEC, 러시아, 브라질 경제가 고속성장으로 접어들고 있으며 미국의 초저금리에 만족하지 못한 국제투자자본들의 일부는 자원 시장에 가세하며 유가 및 원자재값 상승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상당량의 투자자본들은 호전(好轉)되기 시작한 러시아, 브라질 및 인도로 들어가며 이들 경제를 더욱 호전시키며 BRICs란 용어를 탄생시켰다. 그러나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격 상승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생성하기 시작하고 있다.

(4)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로 저금리시대 마감

‘원자재블랙홀’(예: 전세계 석유수요 증가분의 절반이 중국에 의한 것)로 불리는 중국이 에너지와 광물자원 가격상승을 주도하면서 ‘Global Deflator’에서 ‘Global Inflator’로 역할이 변화되고 있다. 고(高)유가 등 에너지가격 상승으로 인해 미국과 유로지역의 소비자물가가 상승하는 등 인플레조짐이 가시화되고 있다. 영국, 호주 등도 저금리에 따른 부동산 버블 문제가 심각해지기 시작하자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에서 2003년부터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미연준은 유가인상 등으로 소비자물가 압력이 가시화되고 나서야 과열된 부동산시장을 진정시키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시키려는 목적에서 2004년 6월 이후 12차례에 걸쳐 금리인상을 단행하였다.

(5) 미국 집값의 상승은 지속

지난 2004년 이후 3년간 미국의 집값은 급속히 상승했다. 2003년~2006년까지 미국의 평균 집값 상승률은 9.7%에 달했다. 미국 집값 상승의 근본원인은 금융기관간의 과다한 경쟁으로 인한 모기지론의 확장에 있다. 즉 3년간 Teaser rate를 적용하는 등의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급증했던 것이다. 미국의 총 모기지론의 규모는 10조 달러로 추정된다.

(6) 엔캐리 트레이드의 대두

2004년 중반까지 미국은 세계의 유동성 공장으로서 전세계 증시, 특히 신흥시장(Emerging Market)을 견인해 왔다. 그러나 2005년 이후에는 일본이 전세계 유동성 공장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해지펀드 등의 엔캐리 트레이드가 본격화되고 단카이 세대의 해외투자가 가세되면서 총규모 최고 8천억 달러로 추정되는 자금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떠돌고 있다.

3. 세계경제 리스크

향후 세계경제의 리스크 요인으로 高유가, 부동산버블 붕괴 (미국發), 쌍둥이적자 심화 (미국發), 중국發 쇼크 등을 살펴보기로 한다.

(1) 高유가

세계경제의 불균형이 심화되는 가운데 高유가가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고유가로 인한 미국 금리상승은 소비침체를 야기하여 미국 경제둔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부동산 버블의 붕괴에 따른 ‘逆 富의 효과(negative wealth effect)’와 맞물리면서 한층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경제의 둔화는 중국 등의 교역국으로 전이됨으로써 세계경제의 양대 엔진인 미국과 중국경제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

(2) 부동산버블 붕괴 (미국發)

2001년 6월 이후 4년간 미국 주택가격은 53%나 상승했다. 2004년 연간소득 대비 주택가격은 3.4로 1975~2000년 평균인 2.9에 비해19%나 높게 나타나는 등 소득수준 대비 주택가격도 역대최고수준이다. 이것은 주택가격에 상당한 버블이 형성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고유가로 장기금리상승이 불가피해 부동산버블이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 장기금리가 1% 포인트 상승할 경우 주택가격은 2% 이상 하락하게 되는데, 이러한 주택경기 침체는 미국 경기둔화를 촉발하게 될 것이다.

(3) 쌍둥이적자 심화 (미국發)

현재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유지 가능한 적정수준을 초과하고 있다. 미국 경상수지 적자는 GDP 대비6% 수준을 넘어서 외환위기 당시 멕시코나 태국 수준과 유사한 단계에 와 있다. 이러한 경상수지 적자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매일 60억 달러의 해외자본 유입이 필요하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dollar recycling이 원활하게 작동되고 있다. 그러나 향후 경상수지적자가 급격히 조정되는 과정에서 달러급락이 수반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됨에 따라 달러 자산에 대한 외국투자자의 선호가 약화되고 있다. 달러 급락은 미국내 금리 급등 및 부동산버블 파열 등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4) 중국發 쇼크

중국경제는 2008년 북경 올림픽 이후 경기과열 후유증과 민주화 분출욕구에 따른 정치불안이 경제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게 되면서 큰 폭의 단기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올림픽 개최국들은 대부분 대회 이후에 경기둔화를 경험했던 바 있다. 만약 중국경제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면 중국발(發) 쇼크로 인해 세계경제도 타격을 입게 될 확률이 높다. 중국은 1조 달러 이상으로 추산되는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으로서 중국 자본의 향방이 국제금융시장에 잠재적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특히 대중(對中)무역과 투자가 아시아 경제성장에서 차지하는 큰 비중을 생각할 때, 중국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대만, 한국, 일본, 동남아 국가들은 심각한 경제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80년대 말 구소련 체제의 붕괴로 인한 수출감소로 북유럽 국가들은 심각한 금융위기를 경험했던 사례가 있다. 원유 및 광물자원 수출국에도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고 러시아, 브라질은 물론 OPEC 국가들도 자원수요 감소와 가격하락으로 경제성장 둔화가 불가피해 질 것이다.

4. 향후 5년 세계경제

향후 5년의 세계경제 시나리오를 구성해 보면 불균형 지속 속에 저성장(status quo scenario), 불균형 해소과정 속의 경기호조(success scenario), 불균형 와해로 동반 침체(doomsday scenario) 시나리오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각 시나리오의 예측근거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불균형 지속 속에 저성장(status quo scenario)

원활한 dollar recycling을 통해 미국과 동아시아의 공생관계는 지속된다. 미국의 쌍둥이적자 폭이 확대됨으로써 세계경제 불균형이 심화된다. 금리상승으로 인해 미국 경기는 둔화된다. 2010년 이후 급격한 조정작업을 통해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진행된다.

(2) 불균형 해소과정 속의 경기호조(success scenario)

불균형해소를 위한 국제협력이 가시화되는 단계이다. 동아시아 통화대비 달러화의 약세가 진행된다. 미국의 재정적자 해소노력은 미국의 소비시장 역할의 약화를 초래한다. 미국과 동아시아 국가들 간의 공생관계는 점차 약화된다. 유럽과 일본의 경제가 부활하여 세계의 소비시장 역할이 증대된다.

(3) 불균형 와해로 동반 침체(doomsday scenario)

불균형 해소를 위한 국제협력이 실패한다는 다소 우울한 예측이다. 미국의 쌍둥이적자가 확대됨으로써 미국 경제에 대한 불신이 고조됨으로써 미국과 동아시아의 공생관계는 와해된다. 금리인상으로 미국 경제는 급격한 조정국면에 돌입하게 된다. 고유가, 달러화 자산 투매 등이 금리상승의 방아쇠(trigger)로 작용하는 등으로 악재(惡材)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 이러한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부동산버블 붕괴와 가계부채 악화 등으로 비롯된 미국의 불황으로 인해 세계경제도 동반침체를 겪게 된다.


[토론]

토론주제

  • 중국의 부상과 세계화(globalization)는 새로운 경제학적 패러다임을 요구하는가?
  • 만(萬)불의 함정과 중국발(發) 쇼크의 가능성

1. 중국의 부상과 세계화(globalization)는 새로운 경제학적 패러다임을 요구하는가?

손동현: 20세기 산업화 과정에서 경험했던 것이 아닌, 전혀 새로운 현상이고 이에 대한 설명방식도 달라져야 할 그런 현상은 없는가?

김경원: 세계화(globalization)로 인해 세계는 연결(interconnected)되어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해해야 국내경제와 세계경제를 이해할 수 있다. 안보가 우선시되었던 냉전시대 논리가 완전히 파괴되고 경제 대(對) 경제 논리가 중심이 되고 있다. 실물경제에서 정치학 논리가 옛날보다 훨씬 덜 반영되고 있다. 이는 프레임워크가 바뀐 것을 의미한다. 현재 세계는 거대한 중국의 등장으로 인해 새로운 형태의 이상한 균형이 생기게 되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경제학적으로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복잡한 경제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근대 경제학에서는 ‘수학 개념’을 도입하고 하나의 경제인자(agent)가 행복을 극대화하는 과정으로 모델을 단순화시켰다. 환경이 바뀌고 경제현상이 아무리 복잡하게 변화한다고 해도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는 기본전제는 바뀌지 않는다. 물론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행위자(player)가 등장한 것을 환경상의 큰 변화로 지적할 수는 있다. 이에 따라 분석모델은 달라질 필요가 있지만 그렇다고 분석 도구(tool)까지 바뀔 필요는 없다.

이정우: 그렇다면 지금도 여전히 유용하다는 분석의 기본 도구(tool)는 무엇이며 새로운 패러다임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김경원: 수요, 공급, 통화, 인플레이션(inflation), 기술혁신(innovation), 시장(market)등이 경제학에서 분석의 기본 도구(tool)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이란 세계화가 되면서 연결망이 확대됨에 따라 이제 일국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세계적인 경제흐름을 설명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화로 인해 그전까지 세계경제에서 제외되어 있던 수십억의 인구가 세계경제로 편입되고 있다. 폴란드, 헝가리, 러시아, 중국 등지에서 교육받은 양질의 저임금 노동력이 유입되면서 선진국의 단순직 노동자들이 실업불안에 노출되면서 세계노동시장에 쇼크(shock)를 불러왔다. 오늘날 근본적인 변화의 바탕에는 세계화가 깔려 있지만 기본 모티브나 추동력(driving force), 그리고 분석의 기본 도구는 여전히 과거와 똑같다. 합리적 개인의 효용극대화라는 경제학적 가정(assumption)이 현실을 설명하는 데 있어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많은 것을 설명해 줄 수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물론 “효용극대화”나 “잘 산다”는 의미가 경제학적으로 단순히 다다익선(多多益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김병국: 일 국가 중심체제에서 전세계 차원으로 확대되는 정치경제 논리를 설명하는 것은 전형적인 경제학적 접근방식이다. 그렇다면 세계가 상호연결 되었다는 대전제는 분석의 차원이 확대된 것에 불과할 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김경원: 변수 몇 개로 경제현상을 단순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경제이론들은 충분히 효용가치가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과연 그럴까?”하는 의문이 든다. 왜냐하면 실제 현실상황은 너무도 복잡한 요인들이 서로 얽혀 있기 때문에 변수들로만은 설명할 수 없는 범주가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윤순봉: 경제학은 합리적이고 기계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을 가정한다. 그러나 인간이 정말 합리적인 존재인가? 실제로 더 중요한 것은 이성보다 ‘감성’일 수 있다. 경제학은 기계가 아닌 ‘유기체적 존재’로서의 인간이라는 개념을 포함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경제학 분야에도 이런 개념들이 학문적으로 새롭게 재구성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김경원: 거품현상(bubble)은 이성적으로는 설명이 어려운 현상이다. 이처럼 기존의 분석틀로는 감성적 동물인 인간을 설명하지 못하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비합리적인(irrational) 양상을 보일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정상적인 상태로 수렴하면서 균형을 찾게 된다는 ‘평균의 법칙(long-term equilibrium)은 여전히 경제학적 접근법(approach)의 적실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예를 들면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집값은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만약 모기지론 등이 활성화되어 경제주체(agent)들이 금리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면 집값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역시장(bias market)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기존의 경제이론이 틀린 것이 아니라 가정(assumption)이 바뀌면 결과도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2. 만(萬)불의 함정과 중국발(發) 쇼크의 가능성

김병국: 쌍둥이 적자가 터질 위험은 없는가?

김경원: 현재 미국달러가 자국 밖으로 많이 유출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외환보유국들이 다시 미국채권을 사 주기 때문에 아직까지 문제가 심각하게 악화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 달러가 너무 많이 풀리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된 외국의 외환보유국들이 통화다변화를 채택해 달러가 아닌, 엔이나 유로채를 사게 된다면 달러화가 폭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중국 쇼크(China Shock)는 경제적 요인이 아니라 오히려 정치적 요인으로부터 비롯될 확률이 더 높다. 다른 개발도상국들이 경험했던 것처럼 중국도 정치적 자유-민주화와 경제성장 간의 딜레마에 봉착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자유와 민주화의 확대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견해가 나뉜다. 이 둘간의 긍정적 상관관계를 강조하는 프리드만(Freedman)이나 시카고학파 등은 ‘정당성 확보’와 사유재산권 보호 시스템을 중시한다. 정치적 자유가 경제성장을 저해할 것이라고 보는 견해는 정치적 자유가 확대되면 될수록 정부는 국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분배정책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크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바그와트는 정치적 자유와 경제성장 중에 하나만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우선 경제성장을 택해야만 했던 박정희, 피노체트, 리관유 정권의 예를 ‘잔인한 선택(choice) 혹은 잔인한 딜레마’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했다.

한편 GDP가 낮은 수준에서는 정치적 자유와 경제성장이 비례하는 관계에 있지만, GDP가 어느 정도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게 되면(즉 먹고 살만 하면) 인권(人權)이나 정치적 자유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고 그 결과 경제성장은 느려지거나 오히려 뒷걸음질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절충적 견해가 있다. 실제로 과거 OECD 19개국이 만(萬)불의 함정에 빠져 경제가 휘청거린 경험을 가지고 있다. 아르헨티나나 라틴 아메리카 등은 만(萬)불의 함정에 빠져 결국 경제가 추락하고 말았다. 현재 한국, 대만, 그리스, 스웨덴, 포르투갈 등은 만불의 함정이라는 덫에서 빠져 나오기 위한 과도기적 상태에 놓여 있다.

중국도 이런 과정을 반드시 겪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중국은 과연 어느 정도의 GDP 수준에서 이런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인가? 나라가 작고 단일민족이고 일사분란한 중앙집권적 체제는 GDP가 높은 수준에서, 나라가 크고 다민족이고 느슨한 분권화 체제일수록 GDP가 낮은 수준에서 이런 딜레마에 빠질 것이라는 가설을 설정해 본다면, 중국은 만(萬)불이 아닌, GDP가 상당히 낮은 국민소득 4천~5천불 수준에서도 이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중국의 광대한 인구와 지역간 소득격차를 고려할 때 중국에서의 국민소득 4천~5천불은 해안지역 1만 5천불, 내륙지역 1천~2천 불을 평균한 값을 의미한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만일 중국 쇼크(China Shock)가 현실화된다면 그 강도는 어느 정도나 될까?

이정우: 중국의 경우 소위 만(萬)불의 함정이라는 딜레마는 생각보다 더 늦게 올 것이다. 왜냐하면 중국은 아직까지 시민사회 발전속도가 빠르지 않고 국가를 대상화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진보적인 지식인층이 오히려 중국의 고유한 전통과 정체성을 유지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앞으로 ‘민족’문제가 어느 정도의 큰 변수로 작용하게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하나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김병국: 중국이 만불의 함정에 빠지게 되는 시기는 더 늦게 올 것이라고 예측한다.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미 중국정부가 위기의식을 가지고 대처하면서 스스로 경계하고 있다. 둘째, 1949년 중국혁명 이래 중국 공산당은 지금까지 새로운 시대에 맞는 유연한 정책 구사능력과 높은 적응능력으로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만약 쌍둥이 적자가 터지게 된다면 중국 쇼크(China Shock)가 더 빨리 오게 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 국채의 5~10%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쌍둥이 적자 문제가 현실적으로 폭발하게 된다면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등 세계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도 크기 때문에 오히려 ‘공포 속의 균형’이 유지될 가능성이 더 크다. 2008년 북경올림픽 이후에도 중국은 계속 성장할 것이다. 중국은 ‘대국(大國)’이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제법칙만으로는 설명에 한계가 클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중국이기 때문”인 것이다.

김경원: 중국은 지역간 격차를 해소하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서부내륙 개발과 동북 삼성 개발을 위한 50년 장기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 한편으로는 현재 심한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에 달하던 경제성장률을 억지로 떨어뜨려 7%대로 유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중국의 거대한 규모를 고려한다면 중국의 7% 경제성장 역시 엄청난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중국이 기존의 10% 성장에서 7% 성장으로 감속하는 경우 당장 원자재 값 폭락 등으로 인해 세계 각국의 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위험성 또한 크다. 중국발(發) 쇼크란 140km를 달리던 차가 갑자기 80km로 감속하게 될 때 자원 값 폭락 등 세계경제에 미치게 되는 영향과 충격을 말하는 것이다. 현재 쌍둥이적자 문제를 유지하고 있는 ‘공포의 균형’이란 것은 단지 중국 쇼크(China Shock)를 지연시키고 있는 불안정한(unstable) 균형상태에 지나지 않는다.


[참고자료]